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절기, '동지(冬至)'가 되면 집안 가득 고소하고 달콤한 팥죽 냄새가 진동하곤 합니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이날, 우리는 왜 팥죽을 쑤어 이웃과 나누고 쫀득한 새알심을 나이만큼 넣어 먹는 걸까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조상들의 지혜와 염원이 담긴 동지 팥죽의 의미를 핵심만 콕콕 집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벽사(辟邪) 신앙: 붉은 색으로 액운과 귀신을 물리칩니다.
2. 태양의 부활: 다시 길어지는 낮을 환영하는 '작은 설'의 의미입니다.
3. 화합과 장수: 새알심을 나눠 먹으며 가족의 안녕과 장수를 기원합니다.
1. 붉은 팥죽에 담긴 액운 타파의 의미
민속학적으로 동지는 밤이 가장 길어 음(陰)의 기운이 극에 달하는 날로 여겨졌습니다. 이때 붉은색을 띠는 팥은 강한 양의 기운을 상징합니다. 조상들은 이 붉은 기운이 음의 기운인 액운과 역병을 쫓아낸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팥죽을 쑤어 대문이나 장독대에 뿌리며 집안의 평안을 빌었습니다.
② 정화와 새로운 시작동지는 헌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는 분기점입니다. 팥죽을 먹는 행위는 지난 한 해의 나쁜 기운을 씻어내고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려는 정화의 의식이기도 했습니다.
2. 새알심, 왜 꼭 넣어 먹어야 할까?
팥죽 속의 하얗고 동글동글한 새알심은 동지 팥죽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상징적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새알심은 이름 그대로 새의 알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알'은 탄생과 새로운 생명을 의미합니다. 동지를 기점으로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태양이 다시 살아나는 것으로 보았고, 그 모양을 닮은 둥근 새알심을 먹으며 태양의 기운을 몸속에 채우고자 했습니다.
② 나이만큼 먹는 '작은 설'의 풍습"동지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동지를 '아세(亞歲)' 즉, 작은 설로 불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나이만큼 새알심을 골라 먹으며 한 해를 무사히 넘기고 성숙해짐을 축하했습니다.
3. 영양학적으로 증명된 조상들의 지혜
겨울철 팥죽은 단순히 미신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채워주는 훌륭한 보양식이었습니다.
팥은 곡물 중에서 비타민 B1(티아민) 함량이 매우 높습니다. 겨울철 추위로 인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피로감을 느끼기 쉬울 때, 팥죽은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해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② 노폐물 배출과 칼륨 보충팥에 풍부한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과 부기 제거에 탁월합니다. 짠 음식을 자주 먹는 겨울철 식단에서 체내 균형을 맞춰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③ 사포닌의 면역력 강화팥 껍질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은 이뇨 작용을 돕고 면역력을 높여주어 겨울철 감기 예방에도 도움을 줍니다.
✨ 글을 마치며
올해 동지에는 붉은 팥죽과 쫀득한 새알심 한 그릇으로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난 액운은 모두 털어버리고, 다시 밝아지는 태양의 기운처럼 여러분의 일상에도 활기찬 새 에너지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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